이탈리아어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그중의 제일은 읽기입니다
제가 유학하며 이탈리아에서 15년 동안 살아본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오롯이 저의 생각임을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읽기와 쓰기는 벌써 알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중학교 고등학교 합하여 6년 동안 영어를 배웠습니다
처음 영어 배울 때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알파벳이 그려져 있는 공책을 사서 열심히 따라 그렸던 기억이 나네요
대충 잘 쓰게 됐을 때는 멋있게 쓰거나 혹은 이쁘게 쓰려고 무진장 노력했었습니다
그때 영문으로 이름 쓰는 것을 연습한 덕에 이탈리아에서 제 사인으로 사용을 했더랬죠 아마 여러분도 저와 같은 기억이 있을 겁니다
영어와 이탈리아어가 똑같은 알파베토를 사용하니 일단 이탈리아어를 쓰는 것은 전부 마스터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알파베토를 따로 배우지 않아도 영어의 발음기호를 벌써 알고 있으시니까 읽는 것도 바로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네 가지 중에 두 가지는 벌써 아는 것이라 일단 여러분이 이탈리아어를 배우려고 마음먹는 순간 이탈리아어의 반은 완성된 것입니다
아는 만큼 들린다
외국어의 첫걸음은 무조건 외우는 데서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단어들이지만 다른 나라 말이기 때문에 전부 다 새롭게 외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항”이란 단어를 우리는 알죠 중고등학교 6년을 영어를 배웠기 때문에 영어로 “airport”가 공항이라고 압니다 이탈리아어로는 “aeroporto”라고 합니다 비슷하죠? 하지만
여러분이 영어로 “airport” 공항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탈리아어로 ‘aeroporto”라는 단어를 들으면 그것이 공항이라고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발음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죠 우리말 또한 그렇습니다
얼마 전 커뮤니티 등에서 이슈가 되었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문장에서 누군가가 왜 사과를 심심하게 하냐 하고 이야기한 것은 “심심하다”라는 우리말을 몰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로 초등학교 학부모에게 전달했다던 통지문에 “~중략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드리세요”라는 문장을 보고 “도대체 도서관에서 뭘 사서 선생님께 드리라는 말이냐고 따졌다는 우스운 이야기는 우리말이라도 그 단어를 모르면 외국어나 같은 꼴이 되기 때문에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어떤 단어를 한 번이라도 읽어 봤다든지 들어 봤다면 우리의 머리는 당연히 이 단어를 연상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읽어 보지도 못했고 들어보지도 못했다면 당연히 우리의 머리는 이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를뿐더러 아예 무슨 말인지 들리지도 않습니다
외국인의 복잡한 이해 구조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단어를 들으면 일단 들리는 것을 자신의 말로 번역을 하여 알아듣고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해서 외국어로 번역을 하여 말을 한다고 합니다
듣고 -> 우리말로 번역 -> 이해 -> 대답을 생각 -> 이탈리아 말로 번역 -> 말하기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는 거죠 처음에 저도 이런 과정을 반복했던 것 같고요
하지만 우리끼리 우리말로 할 때는 거의 실시간으로 듣기와 동시에 이해하고 -> 생각나는 것을 바로 답해버립니다 간단하죠?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 원어민처럼 외국어로 생각을 하라고 합니다만 그 나라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는 한 그게 절대로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저도 15년을 살았지만 이탈리아어로 생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안되더라고요
그 대신 듣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해 내는 속도가 아주 빨라져서 거의 이탈리아어로 듣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 방법으로 찾아낸 것이 바로 잘 읽는 것입니다
쓰면서 외우기는 이제 그만!
중고등학교 때 10000 단어 20000 단어 하는 단어집을 빨리 외워보려고 연습장에 수도 없이 쓰고 또 쓰면서 죽어라 외운 기억이 나는데 요즘도 그렇게 하나 모르겠습니다
물론 수능을 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해야 했지만 그 덕분에 무수한 많은 단어들이 머릿속에 들어 있지만 평상시에는 절대 써먹지 못하는 쓰레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생활하면서 쓰는 단어는 겨우 300~500 단어 정도밖에 안된다는 연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너무 많은 단어를 외우느라 쓸데없는 시간과 힘을 낭비한 것이죠
무슨 학술발표를 할 것이 아니라면 외우는 것은 이제 그만둬도 됩니다 아니 그만둬야 합니다 그 대신 눈으로 보고 말로 외우는 방법을 배우세요 이것이 저의 강의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점입니다
그 방법이란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잘 읽는 겁니다
머리로 외우기보단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것”이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입니다
내가 이렇게 읽어서 습득한 단어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이상하게 발음을 해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믿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해보세요 기가 막히게 들어맞을 겁니다 이것이 제가 15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살면서 말을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해 준 방법입니다
그러니 이탈리아어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이 네 가지 중 어떤 것을 제일 먼저 해야 되는지 이제 아시겠죠?
예! 바로 “읽기”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 또 다른 에피소드로 만나 뵙죠
모두 Arrivederci!